차범근이 세계 축구 레전드인 여러가지 이유들


차범근은 1970년, 1980년대에 유럽무대를 주름잡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입니다. 차범근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의 활약은 정말로 인상적이었지만 당시에 국내 팬들은 가끔 녹화로 중계되는 분데스리가 경기를 통해서만 그의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당시의 한국의 경제 수준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중계권을 구매할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끔 일요일 아침에 녹화로 중계해 주던 차범근의 모습은 당시에는 조금은 낯설고 새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월드컵에서의 차범근의 모습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한국의 경기를 중계하던 많은 해외 방송사들의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은 그가 공을 잡으면 이름 차범근 대신 “차붐”이라는 그의 별명으로 그를 호칭할 정도로 그는 유럽에서 널리 알려진 선수였습니다. 요즘 손흥민을 "소니"라고 부르는 것처럼 차범근의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른다는 것은 그 만큼 그가 최소한 유럽에서는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고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 그는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가?

이번에는 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를 보여주는 일화와 기록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79-80시즌 독일의 키커지에서 선정한 전반기 시즌 외국인 선수 평가 순위가 있는데 이 순위에서 외국인 선수 1위에 오른 선수가 바로 차범근 선수였습니다. 당시에 독일 분데스리가가 세계 최고의 리그임을 감안한다면  외국인 선수 1위는 실로 대단한 기록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K리그를 상상해 보시면 K리그에서 활약했던 샤샤, 데얀, 사리체프 등 유명한 선수를 우리가 다 기억하듯이 독일의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차범근선수를 알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근(2020년)에는 차범근의 67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레버쿠젠 등 분데스리가 3개 구단이 생일축하의 글을 홈페이지와 SNS 등에 올렸습니다. 그가 소속되었던 팀에서 그가 레전드가 아니었다면 이런 메시지를 보냈을리가 없었겠죠? 이는 아직도 많은 독일 축구팬들이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같은날 FIFA에서도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차범근의 전 독일 소속팀도 아니고 FIFA에서 보냈다는 것은 그의 명성이 세계 축구 레전드 수준임을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범근의 특별한 기록

차범근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록이 있어서 소개해 보면 차범근-차두리 부자(아버지-아들)는 A매치에서 총 210경기에 출전하였습니다. 이 기록은 현재 세계에서 부자(아버지-아들)가 출전한 A매치 최다출전 기록이라고 합니다. 이 기록은 차범근 혼자서 새운 기록은 아니지만 다른 축구 레전드들은 갖기 힘든 기록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은 재미난 차범근의 특별한 기록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유명한 축구 게임 중 레전드 1팀의 맴버가 있습니다. 이팀에는 이에로, 바레시, 지코, 마테우스 등 이 있는데 당당히(?) 차범근 선수의 이름도 올라와 있네요 ㅋ.  이 게임의 버전이 한국용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똑같이 배포되는 버전이라 한국만을 위한 마케팅 용 엔트리는 아닌것 같습니다. 물론 이 비디오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도 차범근이 세계 축구 레전드 또는 올스타팀에 소속된 선수인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차범근을 인정하는 축구 레전드들

또한 그를 아직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인물들을 살펴보면 독일 대표팀 뢰브감독이 있습니다. 1981년에 뢰브 감독은 20대 초반 유망주여서 당시에는 차범근선수의 백업선수로 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되자 뢰브감독은 솔직하게 한국 축구에서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한국의 차범근 즉 차붐은 잘 안다고 답했습니다. 이 사건(?)도 차범근의 세계 축구계에서의 위상을 확인 유명한 일화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2007년 수원삼성과 첼시의 친선경기를 기억할 것 같습니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첼시의 감독은 그 유명한 무리뉴감독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팬들은 경기에 관심이 많았지만 일부 팬들은 차범근과 무리뉴의 행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후 무리뉴감독은 차범근감독을 찾아와 마치 한국에서 후배가 선배를 찾아와 인사하듯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목례를 했었습니다. 이 일화도 워낙 유명한 차범근의 레전드 팩트 체크 사건입니다.

또 한명의 최고의 명장 퍼거슨 감독은 79/80 시즌 UEFA컵에서 차범근의 프랑크푸르트에 패한 후 차범근이 자신의 팀을 깊은 수렁에 빠트렸고 그를 막을 수 없었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즉 차범근을 막지 못했던 것이 주요 패인이었다고 인정을 했습니다. 이런 차범근에 대한 상대팀 감독들의 인터뷰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많이 나왔던 것이지만 워낙 유명한 퍼거슨 감독이 한 말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어 많이 알려진 내용이 된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여 화제가 된적이 있는 전 독일총리 슈뢰더는 한국을 방문하자 마자 "차붐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하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적이 있습니다. 정치적인 우호증진을 위해 방문한 총리가 무거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위해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대상이 차범근이라면 그것도 그가 얼마나 유명한지를 확인시켜주는 반증이 아닐까요?  또한 같은 2002년 월드컵 출전을 위해 한국에 입국한 독일 대표팀 발락 선수도 입국하는 공항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여기가 차붐의 나라인가요?"라는 질문은 먼저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당시만해도 대한민국은 차붐의 나라라는 인식이 독일인들 사이에 강하게 남아있었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