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투구가 가능한 "스위치 투수"를 아시나요?

야구에서 오른쪽 왼쪽 타석 모두에서 타격이 가능한 선수를 스위치 히터 또는 스위치 타자라고 합니다. 스위치 타자는 상대편 투수가 오른손 투수 또는 왼손 투수냐에 따라 타석의 위치를 바꿔 타격을 합니다. 또한 야구에서 오른손과 왼손으로 투구가 가능한 투수를 스위치 피처 또는 스위치 투수라고 합니다. 프로의 세계에서 양손으로 투구가 가능한 스위치 투수는 정말로 보기 힘든 경우로 어떤 선수들이 있었는지 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스위치 투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양손을 사용한 투수들은 1800년대에 무려 4명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1) 토니 멀레인(Tony Mullane)

2) 엘턴 체임벌린(Elton Chamberlain)

3) 래리 코코런(Larry Corcoran)

4) 조지 휠러(George Wheeler)

위의 4명의 투수가 1800년대 스위치 피처들이었으며 이들은 주로 오른손으로 투구를 하다가 가끔 왼손으로 투구를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많은 투구를 하지는 않았으며 토리 멜레이만 2경기 이상에서 양손으로 투구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는 1995년 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 소속이던 그레그 A. 해리스라는 투수가 공식경기에서 양손투구를 기록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그의 투구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른손 타자 -> 오른손 투구 -> 땅볼아웃

2) 왼손 타자 -> 왼손 투구 -> 볼넷

3) 왼손 타자 -> 왼손 투구 -> 땅볼아웃

4) 오른손 타자 -> 오른손 투구 -> 땅볼아웃

해리스는 1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스위치 피칭을 통해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비록 해리스가 스위치 투구를 한 것은 이벤트의 성격이 강한 1경기에 불과하지만 대단한 기록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스위치 투수로 제일 유명한 선수는 팻 벤디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스위치 투수로도 유명하지만 그에 의해 만들어진 “벤디트 룰(규칙)”로 더 유명한 것 같습니다. 2008년 마이너리그 싱글A 경기에 등판해서 스위치 타자를 상대하게 되면서 그는 한 타자를 상대로 스위치 투구를 하게 됩니다.

1) 타자가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자 그는 글러브를 왼손으로 바꿔 끼웠습니다.

2) 타자가 왼쪽 타석에 들어서자 글러브를 오른손으로 바꿔 끼웠다고 합니다.


이 해프닝을 계기로 스위치 투수에 대한 룰이 만들어졌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1) “스위치 투수는 반드시 투구 전 투구하고자 하는 손을 주심과 타자, 주자가 모두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해당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에는 투구하는 손을 바꿀 수 없다.”



벤디트가 또 하나 유명한 점은 바로 스위치 투구가 가능한 글러브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사용한 글러브는 손가락이 6개 들어갈 수 있는 글러브로 좌우투구를 바꿀때 손가락의 위치를 바꾸어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글러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도 이런 스위치 투구의 시도가 있었습니다. 한화 소속이었던 최우석은 평소 우완으로 145km 정도, 좌완으로 135km 정도를 투구할 수 있는 투수였습니다. 비록 아쉽게 그는 국내 프로야구 최초 스위치 투구에는 실패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등장은 KBO에서 미국의 “벤디트 룰”과 유사한 스위치 투수에 대한 규칙을 만드는 계기를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