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삼진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맞혀 잡는 투구의 달인 투수 장호연
오늘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3번째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짱꼴라”라는 별명을 가졌던 투수 장호연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장호연 선수는 1983년 부터 1995년 까지 13시즌 동안 OB 베이스에서 만 선수생활을 한 원클럽맨으로 완투형 선발투수로 잘 알려진 선수입니다. 아구팬이라면 장호연 선수를 모르는 사람은 많이 없겠지만 그는 활약에 비해서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레전드 선수 중 한명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서 장호연 선수가 프로야구에 남긴 의미있는 기록들과 그의 독특한 투구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장호연 선수은 사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의 야구명문 대구상고에서 고등학교 2학년 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충암고로 전학 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입니다. 그는 대구상고에서는 투수로서 생존이 어렵다 판단하였고 학교에 전학을 요청하여 충암고로 팀을 옮긴 고등학교 시절 부터 범상치 않은 선수였습니다. 그는 충암고 졸업 후 동국대에 진학한 후 고교시절의 설움을 씻으며 서서히 투수로서 두각을 나타냈고 1983년 OB에 1차지명으로 뽑혀 프로에 진출하게 됩니다.
원년 우승팀 OB는 박철순 선수의 부상으로 1983년 개막전 선발투수의 선정에 고심이 많았는데 코칭 스탭은 신인 장호연을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우려반 기대반으로 등판한 장호연 선수는 MBC 타자들을 다양한 구질로 요리하며 개막전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프로야구에서 그의 존재를 알리게 됩니다. 이날 장호연 선수는 120㎞대 직구를 던지다 직구보다 빠른 시속 135㎞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는 등 속도와 구질을 변화시키며 개막전 완봉승의 기록을 만들어 냅니다.
개막전 완봉승에도 불구하고 프로 첫해 장호연 선수는 6승 17패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 갔습니다. 장호연 선수의 어록 중 “공 3개로 삼진을 잡는 것보다 공 1개로 맞혀 잡는 게 낫다”라는 말처럼 그는 맞혀 잡는 투구로 시즌을 거치면서 서서히 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맞혀 잡는 투구는 다양한 구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장호연은 한 타자를 상대할 때 똑같은 구질을 던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로 다양한 구질을 가진 투수였습니다. 많은 등판으로 얻은 경험과 부단한 노력으로 그는 1984년 방어율 1.58로 방어율 1위에 오르며 프로 2년차에 포텐을 터트리며 팀의 주축 투수로 성장을 하게 됩니다. 그는 1986년 방어율 1.90, 1987년 15승, 1992년 16승을 기록하며 통산 109승 110패, 방어율 3.26, 79경기 완투를 기록한 레전드 투수입니다.
그의 커리어 중 최고의 경기는 아마도 무탈삼진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1988년 4월 2일 펼쳐진 롯데와의 개막전 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장호연 선수는 9이닝을 던지면 3사사구만을 허용하며 한국 프로야구 3번째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됩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날 경기에서 장호연 선수는 99개의 공을 던지며 단 1개의 삼진도 없는 무 탈삼진 노히트 노런 이라는 정말로 희귀한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100개 미만의 투구로 노히트 노런의 기록을 달성한 것은 장호연 선수가 유일한데 이는 그의 철저한 맞혀 잡는 투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입니다.
마지막으로 얘기할 장호연 선수의 기록은 그의 개막전 통산 기록입니다. 장호연 선수는 OB 소속으로 무려 9번이나 개막전 선발로 등판하여 6승 2패라는 성적을 거둔 투수입니다. 특히 앞서 얘기한 1983년 개막전 완봉승, 1988년 개막전 노히트 노런 등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개막전 기록을 보유한 “개막전의 사나이”가 바로 장호연 선수입니다. 또한 장호연 선수는 데뷔 첫해인 1983년과 은퇴하던 시즌인 1995년에도 개막전에 나서 승리투수가 되었던 특이한 이력도 가지고 있는 선수였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물론 마음만 먹으면 시속 140㎞ 정도까지는 던질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야구는 속도 가지고 하는 게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던 장호연 선수는 빠른 볼을 던질 수 없었던 투수가 아니라 단지 다른 투구 방식으로 타자를 상대했던 독특한 투수로 지금도 기억되고 있는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입니다.
아래의 글들은 프로야구 선수들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담은 포스팅들입니다. 장호연선수 이외의 선수들에 대한 글들이니 참조하시면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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