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한 눈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첫번째 축구 선수 이태호
축구에서 “도쿄대첩”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누구일까요?
개인적으로는 1997년 일본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 대 1 역전골을 성공시킨 이민성 선수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일본전 결승골의 주인공 황선홍!
2009년 도쿄에서 열린 한일 평가전 결승골의 주인공 안정환!
2010년 도쿄에서 열린 한일 평가전 선취 골과 산책 세레머니의 주인공 박지성!
이 선수들은 지금까지도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통쾌한 골을 터트리며 우리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들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또 다른 한일전의 영웅이 있었는데 오늘 그 선수들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그 선수는 바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태호 선수입니다.
이태호는 정말로 대단한 선수였습니다. 그는 최고의 스크린 플레이 테크니션이었고 한국의 게르트 뮐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프로리그 181경기 출전, 57골 21도움을 기록하였고 A매치에서는 67경기에서 21골을 기록한 선수입니다. 또한 국제 무대에서는 1988년 AFC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이태호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1985년 10월 26일 일본 도쿄에서는 월드컵 예선 최종라운드 1차전이 열렸습니다.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고 있던 한국은 1차전을 일본 원정으로 치르는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이었습니다. 숨을 죽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전반 23분 최순호의 크로스를 받은 이태호는 페인팅으로 수비를 제치고 추가골을 기록합니다. 이 골은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웠던 이태호의 진가를 보여주었던 골이었으며 이 골로 선수들은 원정경기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대표팀은 이태호의 추가골에 힘입어 일본을 2-1로 누르고 원경경기 승리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후 서울에서 열린 2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누르고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태호선수는 1986년 월드컵 최종엔트리에는 선발되었지만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채 첫번째 월드컵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는 1986년 월드컵을 회고하며 “당시에는 주력이 좋고 덩치가 큰 선수를 선호할 때여서 저 같은 기교파들은 조커로도 투입되기가 힘들었습니다.“ 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1987년 그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사고가 발생합니다. 1987년 4월 4일 포항과의 경기 전반 24분 오버헤드킥으로 볼을 차내려는 포철 남기영의 축구화에 오른쪽 눈을 맞고 그는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맙니다. 이 사고로 이태호는 수술 후에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았고 오른쪽 눈 시력이 0.02로 사실상 실명 상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태호는 부단한 노력으로 같은 해 7월 27일 시력을 잃은 후 복귀한 2번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이후에도 이태호는 승승장구 대표팀에 승선하며 1990년 그의 2번째 월드컵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게 됩니다. 벨기에와의 1차전 후반전에서 노수진을 대신하여 교체 출전하였습니다. 비록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눈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 출전한 첫 번째 선수로 기록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최근에 아르헨티나의 한 언론은 이태호 선수를 실명한 선수 중 최초의 월드컵 출전선수로 재조명하였습니다. 그의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과 눈의 장애를 극복한 노력을 높이 평가해 이러한 기사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